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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ology

막스 베버와 자본주의

by EYAEYAO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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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의 유명한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 기원했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고대 로마의 몰락 이후 13세기 무렵에는 다른 문병들이 서양의 문명보다 훨씬 우월했다. 중국, 인도, 오스만 제국이 주요 세력이었던 것에 비해 유럽은 보잘것 없는 부분에 불과했다. 특히 중국은 기술과 경제 발전에 있어 서양보다 한참 앞서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유럽의 경제가 이토록 역동적으 되었을까?

베버는 무엇이 근대 자본주의를 이전의 경제 활동 유형과 다르게 만드는지 보여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부 축적에 대한 욕망은 역사상 많은 문명에서 발견된다. 안락과 안전, 권력,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부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본주의 경제는 단순히 부에 대한 개인적 욕망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종교

베버에 따르면 역사상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부의 축적에 대한 태도가 서양 경제 발전의 가장 큰 특이점이다. 그는 이러한 태도를 '자본주의 정신'이라 불렀는데, 최초의 상인과 산업가들이 견지하고 있던 신념과 가치 일체를 말한다. 다른 곳의 부자들과는 달리 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축적된 부를 사치품이나 물질적 생활 방식에 써 버리지 않는다. 반대로 이들은 자기 자신을 억제하고 검소했으며, 건전하고 조용히 살아가면서 오늘날 흔히 목격되는 풍요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매우 예외적인 특징들의 조합이 서구의 급속한 경제 발전에 불가결한 것이었다. 초기 자본가들은 사업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부를 재투자했다.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이윤을 재투자함으로써 투자-생산-이윤-재투자의 사이클이 확장되었고, 이는 사업이 성장하고 자본주의가 급속히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베버 이론의 논쟁점은 '자본주의 정신'이 종교에 기원을 둔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이러한 가치관에 일정 역할을 담당하긴 했지만, 프로테스탄트주의 그리고 그것의 특수한 종류인 청교도주의의 영향이 근본적인 추동력이었다. 초기 자본가들은 대부분 청교도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칼뱅주의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었다. 칼뱅주의의 가장 중요한 믿음은 인간이 지상에 내려진 신의 도구이며 소명에 따라 일할 것이 요구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특정한 사람들만이 선민이 되어 내세에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칼뱅의 원래 교리에 따르면 지상에서 사람이 하는 그 무엇도 자신의 선택 여부를 바꿀 수 없다. 그것은 신이 예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믿음을 안고 살아가기란 힘겨운 일이어서 많은 신자들에게 엄청난 불안을 불러 일으켰고, 구원에 대한 염려를 진정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선택의 표지를 찾아나가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이 직업에서 거두는 성공과 번창은 그들이 선택된 일부임을 나타내는 표지인 것처럼 여겨졌다. 따라서 수익을 향한 동기는 종교적 고집의 의도하지 않은 귀결로서 역설적인 결과를 낳으며 생겨난 것이다. 청교도들은 사치가 악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부를 축적하려는 욕구에는 엄격하고 간소한 생활양식과 결합되었다. 이는 초기의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혁명성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본주의 혁명을 이끌어내고자 스스로 나선 것이 아니었으며, 그저 종교적 동기에 의해 인도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방대한 재화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소명에 따라 노동한다는 관념은 희미해졌다. 

 

평가

베버의 이론은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받았다. 베버가 '자본주의 정신'이라고 부른 가치관이 칼뱅주의보다도 훨씬 전인 12세기 초 이탈리아의 상업 도시에서도 발견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른 이들은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주의와 연관시킨 '소명으로서의 직업'이라는 핵심적인 발상이 가톨릭 신앙에 이미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버 논의의 핵심은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가 발전시킨 명제는 처음 공식화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담하고 명쾌하다. 만약 베버의 명제가 타당하다면 근대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은 그것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종교적 이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적 경제 관계에서 보지 못한 부분이다.

베버의 이론은 사회학의 이론적 사고에서 몇 가지 중요한 기준들을 충족시킨다.

 ① 반직관적이다. 그것은 상식과 단절하여 사태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발전시킬 수 있는 해석을 제공한다. 베버 이전이 대부분의 학자들은 종교적 관념과 자본주의의 기원 사이에 상정될 수 있는 연관에 대해 거의 사고하지 않았다.

 ② 이 이론은 '왜 개인들이 부를 축적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면서도 검소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하는 곤혹스런 문제에 대한 답을 준다.

 ③ 이 이론은 애초에 그것이 설명하고자했던 것을 넘어서는 사태까지도 해명하고 있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의 초기 기원을 파악하고자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이후에 도래할 사회에서도 자본주의에서의 청교도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을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④ 훌륭한 이론은 그저 타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유를 생성시키고 심화된 연구를 자극하는 데 유용하다.

이러한 점에서 베버의 이론은 다수의 연구와 이론적 분석을 위한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동학에 관한 마르크스의 분석과 마찬가지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사회학에 대한 베버의 접근은 인간 행위자를 분석의 중심에 두는 이후 많은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자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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