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범죄학
신범죄학(新犯罪學, New Criminology)은 기존의 전통적인 범죄학 이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구조와 범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적 접근법이다. 이는 1970년대에 등장한 급진적 또는 비판적 범죄학의 일환으로, 마르크스주의, 갈등 이론, 그리고 상징적 상호작용론 등의 사회학적 이론에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테일러(Taylor), 월튼(P.Walton), 영(J. Young)이 쓴 '새로운 범죄학(1973)'은 이전의 일탈 이론과 중요한 단절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사상에서 여러 요소를 끌어들여 일탈이 정교하게 선택된 것이고 또한 성격상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생물학적, 인성, 아노미, 사회적 해체 혹은 낙인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일탈이 결정된다는 것을 거부했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불평등에 대한 대응으로 일탈 행위에 가담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블랙 파워 혹은 동성애 해방 운동과 같이 일탈로 간주되는 반문화 집단의 성원들은 사회질서에 도전해 분명히 정치적인 행동에 가담했다. 새로운 범죄학 이론가들은 사회구조와 지배 집단의 권력 유지라는 관점에서 범죄와 일탈 분석을 구축했다.
넓은 의미에서 마르크스주의 관점은 다른 학자들에 의해 발전되었다. 버밍엄 대학의 현대 문화 연구 센터의 스튜어트 홀과 그의 동료들은 영국에서 새로운 1970년대 범죄인 '노상강도(Mugging)'를 연구했다. 위협적으로 거리에서 절도를 하는 것을 신문이 노상강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너 개의 노상강도 사건이 크게 보도되었고, 거리 범죄에 대한 대중의 우려에 불을 지폈다. 노상 강도범은 대부분 흑인으로 그려져서 이민자들이 사회 해체에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홀과 그의 동료들은 '위기 관리하기'라는 책에서 늘어나는 실업, 줄어드는 임금과 다른 여러 가지 사회의 심각한 구조적 결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국가와 매체의 의해 노상강도에 대한 도덕적 패닉이 조장되었다고 주장한다. 범죄와 일탈의 패턴에서 두드러진 점은 흑인과 남아시아 커뮤니티의 젊은 사람들과 같은 어떤 사회 집단이 범죄의 희생자가 되기 쉽고 혹은 다른 집단보다 사회문제로 보이기 쉽다.
다른 범죄학자들은사회에서 법의 제정과 적용을 연구했고, 법이 권력자들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법이 중립적이고 전체 인구에 균등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에 그들은 지배 계급과 노동 계급 간의 불평등이 늘어나면서 법이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동학이 형법 체계의 작동 과정에서 나타나고 그 형법 체계는 노동 계급의 범법자들에게 더 억압적이 되었으며, 혹은 지나치게 부자들에게 유리한 조세법 입법에서도 그랬다.
권력자 또한 법을 어기지만 그들은 감시 당하지 않고, 체포되지도 않는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대체로 이러한 범죄자들은 가장 주목을 받는 일상적인 범죄와 비행보다 훨씬 더 해롭다. 그러나 법 집행은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것의 함의를 두려워하면서 창녀, 마약복용자, 작은 절도와 같은 사회에서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노력을 집중시킨다.
'새로운 범죄학'과 과련된 이러한 연구들과 다른 연구들은 사회 정의, 권력과 정치의 문제를 범죄와 일탈 논의에 포함시켜 논의의 지평을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들은 범죄가 사회 모든 수준에서 발생하고 불평등과 사회 집단 간 경쟁적인 이해라는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날 신범죄학은 인권, 환경범죄, 디지털 범죄, 글로벌화로 인한 새로운 범죄 유형 등을 다루며,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젠더, 인종, 문화적 맥락에서 범죄를 분석하는 데도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신범죄학은 범죄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포괄적 접근으로, 기존 범죄학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좌파 현실주의
1980년대 새로운 흐름의 범죄 사회학이 등장했다. 신좌파 현실주의 혹은 좌파 현실주의로 알려진 새로운 흐름은 새로운 범죄학에 신마르크스주의 사고를 끌어들였지만, 일탈을 낭만적인 것으로 보고 많은 인구가 느끼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경시하는 '좌파 관념주의자들'과는 거리를 두었다. 이는 급진적 이론의 한 축이지만, 지나치게 구조적 또는 이념적 분석에 치우친 기존 비판적 범죄학(예: 신범죄학)에 대한 보완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했다. 좌파 현실주의는 범죄를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하되, 그 현실적인 영향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좌파 현실주의는 범죄는 특히 노동 계급 커뮤니티에 해롭고 그 의미가 소홀하게 다루어져서는 안 되는 실질적인 문제였다. 정치적으로 좌파 쪽의 범죄학자들은 공식 범죄 통계는 신뢰할 수 없으며, 미디어가 공포를 조장하고 노동 계급 청년들과 소수 인종집단을 희생양으로 삼는 데 사용한다고 주장해 공식 범죄 통계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좌파 현실주의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범죄가 증가했고, 대중이 걱정하는 것은 옳다는 점을 강조한다. 좌파 현실주의자들은 이론적인 주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범죄학이 범죄 통제와 사회 정책에 관한 '실재' 이슈들을 다루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그들은 범죄의 가해자보다 범죄의 희생자에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 범죄를 경험했는지를 묻는 영국 범죄 조사와 같은 피해자 조사가 공식 통계보다 더 타당한 범죄의 실태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사는 범죄가 심각한 문제이며, 특히 가난한 도심 지역에서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좌파 현실주의는 범죄율과 희생률은 소외된 사람들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사회에서 박탈된 집단들이 다른 집단들보다 범죄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좌파 현실주의는 도심 내에서 범죄 하위문화가 발달한다는 것을 제시하기 위해 머턴의 논의를 끌어들였다. 그렇지만 범죄는 빈곤 그 자체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배제되면서 생겨난다. 모든 사람에게 부여되는 것을 박탁당하는 경험인 정치적 주변화와 상대적 박탈에서 유래한다. 1990년대부터 이러한 생각은 점차 어떤 사회 집단에 대한 모든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사회적 박탈 개념을 사용해 논의되었다. 예를 들어 범죄학된 청년 집단은 '존경스러운' 사회 주변에서 활동하면서 그것에 저항한다. 흑인들이 저지른 범죄율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종적 통합에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좌파 현실주의자들은 경찰에 대한 공적 지원을 줄이는 군사적 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역 사회에 반응하는 법 집행을 위해 치안 변화를 위한 '현실적' 제안을 발전시켰다. 좌파 현실주의자들은 지역에서 선출된 경찰 당국자들이 시민들에게 책임질 수 있는 '최소한의 치안 유지'와 시민들이 지역의 치안 유지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했다. 더욱이 범죄를 수사하고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일상적이거나 혹은 행정적인 일에 시간을 덜 써야 경찰이 지역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반적으로 좌파 현실주의는 이전의 많은 범죄학적 관점들보다 더 실용적이고 정책 지향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러나 좌파 현실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희생자를 강조하는 것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들이 범죄 문제에 대한 정치적 매체 주도적 토의라는 좁은 틀 내에서 개인 희생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범죄에 대한 협의의 정의는 국가나 기업에 의해 저질러지는 범죄와 같은 다른 범죄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게 하고, 거리 범죄와 같은 가장 눈에 보이는 범죄 형태에만 초점을 맞추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좌파 현실주의가 주류 범죄학에 너무나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주장하고, 새로운 범죄학의 급진주의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좌파 현실주의는 범죄와 그 영향을 보다 실질적이고 피해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며, 구조적 원인과 단기적 해결책 간의 균형을 추구한다. 이는 범죄 문제를 다룰 때, 단순히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안하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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