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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5

김애란 [바깥은 여름] 리뷰 : 줄거리 1. 익숙한 일상이 무너졌을 때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은 삶의 한가운데에서 불쑥 찾아온 상실과 슬픔을 마주하는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사회적 관찰과 유머 대신, 이 책에서는 이별과 부재의 감정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목처럼 '바깥은 여름'이지만 등장인물들의 내면은 사계절 중 어느 추운 겨울에 머물러 있다.[바깥은 여름]은 가족을 잃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그녀는 한순간의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사고 이후의 삶은 극적인 반전이나 감정의 폭발이 없다. 오히려 평소처럼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그녀가 겪는 공허함과 무력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작가는 그 공백을 조용히 드러낸다."사는 것보다 죽지 않는 일이 더 어렵게.. 2025. 7. 9.
김연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줄거리 리뷰 1. 어디까지가 나였고, 어디부터가 당신이었을까[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김연수 작가가 2011년에 발표한 다섯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전체적인 배경은 분단 이후의 한반도와 독일 통일 전후의 베를린이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내면을 따라간다. 이 책의 인물들은 모두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고향을 떠나 이방인으로서, 또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 걸친 인물로 정체성과 기억 사이에서 불안정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제목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실종된 옛 연인을 찾아 베를린을 방황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이질적인 도시의 풍경과 상실의 감정을 겹쳐져 이야기가 전개된다."그녀가 있었던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하지만 그 빈자리 덕분에 나는 그녀를 기억할 수 있었다." 이는 상실과 기억.. 2025. 7. 8.
야쿠마루 가쿠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리뷰 : 일본 추리 소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일본 추리소설의 깊이와 인간 감정의 진폭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복수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사건과 인물 간의 미묘한 긴장감이 섬세하게 얽히며, 단순한 범죄 소설의 차원을 뛰어넘는다. 추리소설을 자주 접해본 사람도 이 작품의 결말 앞에서는 멍해질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이다.미스터리가 중심인 구성과 서사야쿠마루 가쿠의 소설은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고,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시간과 기억, 그리고 감정이 교차하며 진행된다. 현재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과거에 있었던 비극 사이의 연관성이 하나씩 밝혀질 때, 독자는 마치 작은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한 희열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인물 간 대사보다는 그들이 품고 .. 2025. 7. 7.
정유정 [7년의 밤] 리뷰 : 상속된 죄책감과 침묵의 무게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인생에 어떤 그림자를 남길까?정유정의 [7년의 밤]은 그 질문을 스릴러라는 형식 안에 담아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이 책은 한 사람의 선택, 그리고 그로 인해 7년을 짊어진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윤리, 관계의 책임까지 깊게 파고든다.1. 줄거리 요약 : 한밤의 비극, 두 가족의 파멸정유정의 [7년의 밤]은 "한 사람의 선택이 얼마나 긴 시간을 파괴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묻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2004년 세령호에서 벌어진 살인과 익사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최서원'은 한때 촉망받던 야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아내와 어린 아들 '서원'과 함께 조용한 삶을 이어가려 하지만 실직.. 2025. 7. 7.
한강 [소년이 온다] 리뷰 : 침묵과 기억 사이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아이를 키우며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 엄마입니다.예전에는 지나쳤던 문장들이, 이제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옵니다.이 공간에서는 그런 읽기의 기록을 조용히 담아두려 합니다.고전문학, 현대소설, 아이와 함께 자라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룹니다.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1. 줄거리 요약 : 광주의 5월, 소년의 시선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의 현장을 살아간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열다섯 살 소년 동호가 있다. 소설은 동호가 시민군의 시신이 놓인 도청 시민회관 체육관을 지키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동호는 도청에 남아 시신을 수습하고 부상자를 돌보는 일을 돕는다. 동호는 자신의 친구 정대가 군인의 총에 맞.. 2025.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