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알베르 카뮈 - 이방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1942년 발표된 소설로,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주인공 뫼르소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과 사회적 관심의 허위성을 탐구한다.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로 서술된 이 소설은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하며,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소외와 무의미의 문제를 제기한다.

 

1. 뫼르소의 삶과 사건

소설은 뫼르소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픔을 표현하지 않고 오히려 무덤덤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뫼르소의 반응은 사회적 통념과 상이하며, 그의 비정상적인 면모를 부각한다. 이후 그는 연인 마리와 관계를 맺고, 친구 레몽과 어울리며 일상을 보낸다. 뫼르소는 자신의 감각과 순간적인 느낌에 충실하게 반응하며, 사회적 기대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레몽과 아랍인들 사이의 갈등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해변에서 한 아랍인을 총으로 살해하게 된다. 뫼르소는 태양빛 때문에 총을 쏘았다고 진술하는데, 이는 살인의 동기가 일반적인 악의나 계획이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한 우발적인 충동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는 첫 발을 쏜 후에도 네 발을 더 쏘았다고 언급되는데, 이는 우발성을 넘어선 행위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이 사건은 뫼르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전환점이 된다.

 

2. 재판과 부조리

살인사건 이후 뫼르소는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거의 살인행위 자체보다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보인 무감각한 태도와 연인과의 관계가 더 큰 비중으로 다루어진다. 검사는 뫼르소를 "괴물"로 규정하며, 그의 비사회적인 행동과 감정의 부재를 유죄의 증거로 제시한다. 뫼르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러한 솔직함은 오히려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는 것으로 해석되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된다. 예심 판사는 뫼르소의 태도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신념과 자존심에 따라 그를 판단하려 한다. 

이 작품의 핵심 주제는 '부조리'이다. 카뮈는 인간이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그 어떤 의미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부조리로 정의한다. 뫼르소는 이러한 부조리를 가장 순수하게 체현하는 인물이다.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고,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의 모습은 사회적 도덕률과 충돌하며, 그를 '이방인'으로 만든다. 뫼르소의 이러한 태도는 사회가 강요하는 허위적인 감정과 위선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사회의 위선적인 틀 속에서 진실을 말하려 하지만, 그 진실은 오히려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3. 이방인의 의미와 깨달음

또한 이 작품은 사회와 개인 간의 단절을 명확히 보여준다. 뫼르소는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설명하려 하지만, 사회는 그의 진실된 감정보다는 사회적 규범에 부합하는 '정상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그의 살인 동기가 태양 때문이었다는 진술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오히려 그의 비인간성을 강조하는 증거로 활용된다. 이는 사회 시스템이 개인의 독특성과 내면의 진실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정해진 틀에 맞춰 판단하고 규정하려 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결국 뫼르소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되고, 죽음을 앞둔 감옥에서 비로소 삶과 세계의 부조리함을 온전히 직면하게 된다. 그는 사회의 무관심에 정면으로 맞서며,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깨달음에 이른다. 뫼르소는 이러한 사회의 폭력적인 판단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며, 삶의 부조리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획득한다.

카뮈는 [이방인]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뫼르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사회적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본질적인 감각과 마주할 것을 제안한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진실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치열한 투쟁이자, 궁극적으로는 삶의 의미를 재정의 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여 이난의 실존적 고민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